동구생활체육회 참여마당
작성일 : 12-10-24 11:50
거꾸로 콩나물
 글쓴이 : 거세오진홍
조회 : 2,090  
거꾸로 콩나물


전주콩나물국밥집
다른 집보다 천 원이 비싸다하니 주인아주머니 벽에 붙은
광고지를 가리킨다

콩싹이 3cm쯤 자랐을 때 뒤집어 키운 콩나물이란다
키가 3cm라면 아직 세상물정도 모르는 어린것들인데
피가 거꾸로 돌도록 물구나무를 세우다니,
재배장치로 발명특허를 받은 콩나물은 잔뿌리가 없다. 그것은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는 것

거꾸로 자라
저항력이 생겨서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데, 그 저항력을
뒤집어 보면 악착스럽고 모질어졌다는 말
살기 위해 오기를 부렸다는 말

입도 떨어지지 않은 것들, 얼마나 독심을 품었으면
뿌리조차 썩지 않으랴

콩켸팥켸 뒤섞여 머리만 키운 콩나물
아삭아삭 먹으면
피가 거꾸로 돌기 시작한다

- 마경덕, '거꾸로 콩나물' -


오기로 버텼다는 말, 악착같이 살았다는 말.
언뜻 들으면 보통내기는 아닌 듯 들리는 그 말.
그러나 삶은 이런 자세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느슨해졌다가, 바짝 죄었다가 반복해가면서
자신을 다듬어가는 것이 삶이지요.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